둘째 출산 후, 몸이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생각했다. 평생을 불규칙하게 했던 생리도 규칙적으로 자리잡고, 큰 문제 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생리 후에도 갈색 냉이 며칠씩 이어지기 시작했다.
“출산 후엔 원래 그런가 보다”, "제왕절개하면 그렇다더라" 하고 넘겼지만, 매번 생리 끝 무렵이면 불쾌하고 찝찝한 갈색 분비물이 반복되자 무시할 수 없었다. 이유 없는 갈색 냉은 흔히 배란기 출혈이나 자궁 내막 문제, 혹은 호르몬의 미세한 변화로도 생긴다고 했다.
둘째 출산 후 생리를 다시 한지 일년이 훌쩍 넘어선 이제서야 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출산 담당 원장님은 두분 다 퇴사하셔서 진료 가능한 원장님으로 배정받아 진료를 받았는데
초음파검사 상 양쪽 난소 다 문제 없고, 자궁경부는 올해 내가 국가검진대상이라 암검진으로 확인하면 된다 했고, 자궁벽에 하얀 힘줄같은 띠가 일자로 있는데 이건 밖에서 설명한다고 하면서 초음파를 보여주었다.
생리 후 갈색냉이 며칠 나오는 것이 호르몬불균형일 가능성이 가장 큰데, 그걸 맞추기 위해 3달간 피임약을 먹으면서 괜찮아지면 그걸로 끝인데, 피임약을 3달동안 먹어도 증상이 계속 되면 암으로 인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고, 아까 초음파로 확인한 하얀 띠부분을 조직검사를 나가야 하는데 조직검사를 하려면 소파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나이도 (암이라고 하기엔) 젊은 편이고, 암이 아닐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보이지만, 확실하게 암이다 아니다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피임약을 3달간 먹어보고 증상이 되는지 보고 재방문하기로 하고, 피임약은 약국에서 그냥 사먹으면 된다고 했다.
병원근처 약국에서 호르몬불균형으로 인해 피임약을 먹으라 해서 왔다고 하니 머시론을 주시면서 이걸로 먹어보라고 하셨다. 나는 피임약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먹는 건지 여쭈니, 총 21알이 들었는데 (방문한) 오늘부터 3주간 피임약을 먹고 1주 휴약 후 다시 3주간 약을 먹고 1주 휴약, 이걸 반복하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먹으면 된다고 했다. 식전, 식후는 상관 없으나 속쓰림이 평소 있으면 식후에 먹으라 했다.
목요일에 산부인과 진료를 보고 머시론 피임약을 사와서 그날 저녁 6시경 먹고,
금요일, 토요일에도 피임약을 같은 시간에 먹었는데 이상하게 토요일 저녁에 자는데 다리가 임신 때 다리 저린 느낌처럼 나는 거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부터 두통이 굉장히 심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피임약 부작용을 검색해봤다.
편두통, 그리고 혈전 가능성이 있다는 부작용이 눈에 띄었다.
주말이기도 해서 일요일 저녁 한알을 또 먹고, 이날 밤 잘 때에도 다리 저린 느낌을 받으며 잠들었다.
그리고 월요일, 두통은 덜 해졌는데 손끝이 저린 느낌이 새로 생겼다.
진서랑 준서 둘다 가정보육하느라 병원을 갈 수 없어서 일단 산부인과에 전화로 문의를 했다.
담당의가 수술 중이라 다른 원장님에게 물어보고 전화주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연락이 왔는데 하루 이틀 정도 더 먹어보고 증상이 나아지면 계속 복용,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받았던 원장님 진료를 다시 받아보라고 했다.
근데 아무래도 전화한 직원이 두통얘기만 하는게 내가 다리저린 증상도 있다고 한걸 전달을 안한건지 영 찜찜한 마음이 들어서 챗GPT에게 질문을 했더니 드물지만 심각한 증상인 다리저림, 손저림, 두통같은 증상이 있으니 투약을 중단하고 내일 병원방문을 하는게 맞다고 답변을 내놓았다.
나의 생각도 그게 맞다고 생각되어 일단 월요일 저녁 피임약은 먹지 않았다.
복용 후 예상치 못한 부작용, 그리고 중단 결정
처음 복용한 피임약 ‘머시론’은 생각보다 내 몸에 잘 맞지 않았다.
복용 3일 차부터 밤마다 다리가 저린 증상이 나타나고, 두통도 심해졌다.
심지어 손까지 저린 증상이 생기자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내일 다시 병원을 방문해
자궁벽에 보였던 흰 띠가 제왕절개 흉터인지,
아니면 조직검사가 필요한 상태인지 상담해볼 예정이다.
지금 내 마음
정확한 원인은 진료를 통해 확인해야겠지만,
피임약 복용으로 인해 불편한 증상들이 생기니 걱정이 앞선다.
특히 두 아이를 돌보는 와중이라 병원에 바로 가지 못한다는 것도 마음이 무겁다.
피임약이라는 게 단순히 호르몬 조절용으로 쓰일 수 있지만,
나처럼 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엔 주의가 필요하다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절실히 느꼈다.
제발 큰 문제가 아니길,
조직검사까지 가지 않길 바라면서
내일 병원 진료 후 다시 후기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혹시 나처럼 생리 후 갈색 냉이 반복되거나 피임약 복용 후 이상 증상이 있다면, 꼭 병원에 문의하고 몸 상태를 잘 살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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